살인 충동
살인을 싫어하지만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싶은 상황이 있다. 이 인간만큼은 절대로 죽여버리고 싶다. 마침 그런 상황이 기회가 왔다. 액셀을 밟으면 내 옆에 있는 인간은 그대로 즉사다. 차 앞에 트럭이 있다. 강철봉들이 트럭 뒤편을 많이 튀어나와 있다. 보조석에서 일직선 거리다. 눈 감고 밟으면 그대로 즉사다. 어려운 수학적 계산 따위는 필요 없다. 그리고 그 죽여버리고 싶은 인간은 내게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밟으라고!!!!"
그래서 밟았다. 아주 세게 밟았다. 운전대는 올곧게 앞으로 향하게 하고서 밟았다.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그날의 기분에 맞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이명 때문에 듣게 된 음악이지만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몸의 일부분이 되어 버렸다. 음악의 리듬에 맞추어 차를 몰아간다. 완벽하다. 짜릿하다. 음악처럼 움직인다. 그렇게 베이비는 경찰을 따돌리고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다른 차를 갈아타고 유유히 빠져나간다.
박사에게 진 빚이 있기 때문에 강도단의 운전수를 맡게 되었다. 음악이 있어서 버티면서 하고 있다. 이 짓거리도 한 번만 더 하면 끝이다. 정말 끝이다.
옛날 어린 시절 베이비는 차를 훔쳤다. 그것도 주인이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훔쳤다. 차 주인은 어린 베이비를 찾아가서 자신의 손해액이야기 하며 갚으라고 한다. 차에는 상당한 양의 장물이 있었다. 어린 베이비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그 능력을 이용해서 빚을 갚게 된다. 베이비와 박사의 연을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박사는 베이비를 행운의 부적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와 같이 일을 하면서 한 번도 잡힌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팀원들은 매번 교체가 되지만 베이비만큼은 항상 고정이다.
좋든 싫든 베이비는 박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 되었다. 그가 받게 되는 몫은 전부 박사의 것이다. 그런 베이비에게도 희망이 보인다. 베이비도 모든 빚을 갚기까지 앞으로 한 건만 하면 된다. 그러면 완전히 끝이다.
운전은 잘 하지만 그는 강도짓에 어울리지 않는다. 살인을 싫어했다. 그리고 경찰만 보면 고개를 숙이고 다른 길로 피해 다녔다. 원해서 하는 강도짓이 아니지만 운전만큼은 그가 원하는 것이었다. 그 인생에 최고로 짜릿한 것이다.
대망의 마지막 강도짓. 비아냥 거리면서 놀리는 멤버들을 무시하고 그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빚을 상환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희망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베이비에게 새로운 사람이 나타난다. 새로운 희망이다. 맛없는 식당에서 일하는 '데브라'이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잘 통하고 느낌이 좋다. 음악과 여자 그리고 새로운 직장(피자 배달) 완벽하다. 강도짓 할 때만큼 벌지는 못하지만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느끼는 평안함과 행복감이 그를 미소 짓게 만든다.
인생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야 인생이고 영화다. 박사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를 잡고 늘어진다. 협박에 베이비는 맞서지 못하고 순종한다. 그의 양아버지와 데브라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이번 건은 앞의 것들과는 달랐다. 베이비가 느끼기에 멤버도 최악이다. 빨리 끝내고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데브라와 같이 무작정 도로를 달려 도망가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했다.
베이비는 루틴이 있다. 그날의 느낌에 맞는 곡을 선정하고 들으면서 운전을 해야 한다. 그 박자에 맞춰서 운전을 하고 드리프트를 한다. 그런데 이번 작전은 이런 것을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완전히 엉망이다. 실패 시그널이다.
뱃츠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오만하기까지 했다. 박사가 만들어준 무기 밀매상과의 만남 자리에서 그는 실수를 하게 된다. 뱃츠는 조금이라도 거리김이 느껴진다면 모조리 제거하면서 지금까지 버텼다. 그래서 이번 무기 밀매상과의 만남에서도 그런 그의 감각대로 일을 저질러 버렸다.
일은 저질러졌다. 다행히 베이비 일생들을 무사했다. 뱃츠의 돌발적인 행동이 너무나 불안하고 베이비의 심기를 거드리고 있다. 아주 불편하다. 하지만 참고 있다. 그에게 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를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박사는 그들에게 분노한다. 이번 건은 없는 것으로 하자고 한다. 뱃츠가 중요한 중간 연결책을 죽여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이 맞다. 하지만 박사와 오랫동안 같이 일해온 멤버였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돈을 포기할리 없는 버디, 달링, 뱃츠이다. 버디가 그것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을 안다고 한다. 박사도 강도다 그렇기에 거액의 돈을 무시하지 못하고 작전을 수행하기로 결정한다.
시계는 새벽 두 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새벽 두 시에 베이비는 데브라를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도망가 버리려고 했다. 눈치 빠른 버디와 뱃츠가 베이비를 막아선다. 베이브는 뱃츠에게 맞아 기절한다.
베이비가 정신을 차린다. 그의 눈에 그의 애장품 리믹스 테이프, 양아버지의 휠체어를 탄 뱃츠가 보인다. 베이비의 집을 털었고 양아버지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뱃츠가 양아버지를 어떻게 했을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아직 살아있다고는 하지만 믿을 수 없다. 이들은 베이비를 제외시키지 못한다. 그의 운전실력만큼은 인정하기 때문이다. 경찰들이 아무리 많이 따라와도 그 라면 따돌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믿음이 아닌 사실이다. 그래서 그를 감시하면서 그를 데리고 작전을 진행한다.
미 연방 우체국 앞에서 그들이 내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을 훔친 일행이 차에 탄다.
액셀을 밟으라는 뱃츠의 소리가 베이비의 마음을 긁어대고 있다. 베이비의 눈에 앞에 주차된 트럭과 트럭 뒤로 나온 강철봉들이 보인다. 밟으라고 꽥꽥 소리 지는 뱃츠와 강철봉을 번갈아 보면서 결심을 한다. 그리고 베이비는 핸들을 꽉 움켜쥐고 엑셀을 힘껏 끝까지 밟아버린다.
쾅 소리와 함께 베이비 일행이 탄 차는 앞의 트럭의 뒤에 박혀버린다. 소리 지르던 뱃츠는 조용해졌다. 뒤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며 버디와 달링이 소리를 지른다. 동시에 경찰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차에서 내린 베이비 일행들을 경찰을 피해 각각 달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인생을 건 도주가 시작되었다.